겨울 산책

내가 싸아랑하는 산책 코스 와 같은 코스.

당시 그 코스를 몇년만에 방문하면서, 한겨울에는 한번도 그 코스를 다녀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눈이 오면 꼭 한번 다시한번 가보리라 결심했던 차,
…결심만 해놓고 까먹고 있었다-ㅂ-;

그리고 12월 18일 일요일.
휴일을 알차게 보내자는 일념하에 일찌감치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먹고 나니…. 식곤증인지 주말에 채워야할 모자란 잠인지 구분이 안 되는 녀석이 꾸역꾸역 몰려옴.. 게다가 창밖에 폴폴 날리는 흰 가루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컴터 옆에 엎어져 가뿐히(…)한숨 자고 일어났다.

멍~ 하니 ‘점심 챙겨먹어야되나…?’ 라고 머리를 굴리려던 차,

‘눈길산책’ 이라는 단어가 띵~ 하고 떠오름.

게다가 최기훈이씨와는 다시 산책을 가게 되면 산책로 말미의 삼청동 파스타집에서 꼭 한번 밥을 먹자고 약속이 되었던터인지라..

후다닥 코스 돌고 밥 먹으면 딱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기훈이씨에게 연락 날리고 밖에 나갈 채비를 한 후

수유역에서 만나 4호선을 타고 내린 곳은…


(모델은 최기훈이씨)

지난번과 같이 한성대입구역.

…하지만 아침도 점심도 생략한 두 청년의 허기진 배는 편의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삼각김밥과 파스타스프(컵), 커피음료로 간단히(?) 허기를 달랜다.

이제 (진짜로)출발.

편의점옆 큰길 너머 저쪽으로 보이는 아파트단지로 올라가는 길. 예전 김보노씨와 산책 다닐때는 저길을 따라 가는 코스도 있었다.

성북동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계속해서 ㄱㄱ.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오른쪽 길 건너 언덕 위에 보이는 저 건물. 학교같은데.. 이름을 모르겠심. 지도를 찾아보니 홍대부고 건물로 추측됨..


사진 가운데를 보면(잘은 안 보이지만) 성곽의 일부로 보이는 돌담이 길 왼편에 보인다. 옛날에는 서울성곽 명륜지구 입구의 그 성곽과 연결되어있었을듯. 그렇게 따지면 저 사진을 찍고있는 순간 걷고있는 그곳이 아마 예전의 서울시계쯤 될테지.


(오늘도~ 걷느~은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걷다보면 이런 삼거리(?)를 만나게된다. 사진 가운데에 감자탕집인지 무엇인지는 옛날 산책다니던 시절에는 ‘나산가든'(낙산가든 아님-ㅂ-) 자리였다.

삼거리를 지나 계속해서 길을 따라서 획~ 돌아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면, 곧바로 성북동 명물 왕돈까스집들이 보임(..저기도 조만간 한번 먹으러 가야되는데..)


(사진이 작아 잘 안보이지만.. 돈까스집이 둘)

자, 2달여만에 다시 서울성곽길(..나중에 출구에서 알게 되지만 ‘와룡공원길’ 이랜다)에 입장!

이 추운 계절에 아직도 잎이 남아있는 단풍나무

가까이서 보니..

접사한방 땡겨야될거 같더라.

그리고 단풍나무 너머 산책로 왼쪽 저편으로 보이는 동네의 풍경..

계속해서 걷는다. (계속해서 모델은 최기훈이씨)

성곽의 자태도 한컷 담아주시고..

성곽 자락을 따라 놓인 벤치 삼형제

그리고보니 이 산책코스를 역으로 걸어본적은 한번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뒤를 돌아 한컷 담아보니 이런 느낌

방금 든 생각인데, 삼청동이나 성대에서 출발해 성곽길을 역으로 타고 왕돈까스집에서 밥을 먹는 코스도 한번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심. 가을 겨울 두 시즌꺼는 촬영했으니..요건 봄에 해볼까? -ㅂ-

어쨌거나, 뒤돌아서 태양을 등지고 찍으니 화면 아래켠에 드리워지는 그림자..


(롱다리 롱다리 롱롱~…이라기보다 하체비만체형이자네-ㅂ-)

계속해서 걷다보니.. 단풍나무가 또 보인다



흰 눈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색깔. 노란 스펀지케익 겉에 흰색 생크림을 바르고.. 다크 체리로 마무리한 느낌.

그리고 바닥 매핑용 텍스처 소스(….)

언덕은 계속 이어진다.

두 달 전 코스모스가 만개했던 자리

그리고 이어지는 계단

계단너머 언덕. 그리고 이어지는 또다른 계단. 와룡공원길의 끝자락.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그리고 그 팻말 옆의 안내문

화면 가운데 보일듯말듯한 글자를 토토샵으로 확대해 읽고싶은 충동이 들끓는 분들을 위한 배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 만난 거울에서 샷~


(나를 용서해라 최기훈이씨. 블러는 넉넉히 걸었어)

거울이 흐려서…


(잘 안보인다. 다행.)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 입을 비죽히 내밀고 찍은데다 홍조가 도는 볼. 원숭이 얼굴이잖아!

굽이굽이 내려오는 코스들 사진은 다 생략(맘에 드는게 없더라-ㅂ-; )

어찌저찌 해서 삼청동 어귀에 도착. 오늘은 삼청동의 이쁜 집들을 마구 찍어주마라고 다짐하는 순간..

배터리가 나갔다.
‘음화화화화 이럴줄 알고 추배를 갖구왔지’라고 속으로 외치며 배터리를 갈아끼고 전원을 켜보니..
…안켜진다-ㅂ-;

저장매체 / 마드가 / 맛탱갈때 / 된건가 (제목: 벌써?)

(…최근 유행을 따라 한줄 적어보고..-ㅂ-;; )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난번 수백장 찍을때 추배까지 거의 다 쓰고나서는..

충전을 하나만 시켜놓은거다-ㅂ-; 이런~

그래서 삼청동 이쁜집들 사진은 오늘도 없어연.

여튼 아쉬운 맴을 달래며.. 파스타집 ‘수와래’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는 것으로 그날의 산책은 마무리.

다음 산책은 남산 도보기행과 내가 싸아랑하는 산책코스 reverse : destination 왕돈까스집 (2006년 봄 예정) 되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