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사진없는 괴식 포스팅

뭐..
포스팅 자체가 간만이기도 하고,
사진없이 음식 포스팅을 하는것도 꽤나 간만이군요.

..실은 사진을 찍어 올릴까 했는데 급히 해먹는 끼니다 보니 아무래도 모냥새가 안나서 -ㅂ-

여하튼, 오늘의 메뉴는 돈까스덮밥..되겠슴다.

혹여 검색에 낚여 정상적인 레시피를 찾다 이곳으로 빠져들게 되신 분이라면  이곳이나 이곳을 참고하심 되것슴.(근데 둘 다 부자덮밥 레시피네..; )

어쨌거나 오늘의 키포인트는..

1. 조리과정의 대폭단축!
2. 새로운 맛(?)의 발견!

두가지가 되겠심다.

조리과정의 대폭단축은 무엇이냐..
.
.
.
실은 별거없고,

가쓰오장을 써라 <- 이것.

나물님처럼 우동소스를 만들어 쓰는것 만이야 하겠습니까만..

전국 수백만의 귀차니스틀에게 덮밥 먹고싶을때마다 우동국물 만들고 있으라 하면 이것 또한 배꼽큰 일이 아니것습니까.

…본 내용이 별게 없으니 잡설이 길어지는데,
요는 마트에 가서 일식조미료코너의 ‘가쓰오장’혹은 유사한 이름의 간장 비슷한 액체 한병을 사다가 국물을 낼 때 쓰면 된다 이것임다.

냄비에 물은 라면 끓이는 정도(1인분 기준) 넣고, 가쓰오장은 제품마다 희석비율이 틀리니 적절히 부어줍니다. 물에 잘 풀어서 맛을 봤을때 간간한 정도면 ㅇㅋ 취향에따라 가감하세용.

여기에 양파 1/3개 정도를 적당히 썰어넣고(양파는 껍질까서 쓰고 남은거 밀폐용기에 잘 보관하면 한두주는 쓸만하데요)

끓이기..전에,

돈까스 익히는게 더 오래 걸리니 일단 여기서 돈까스를 익히고 갑시다.

사실 저 돈까스가 바로 오늘의 맛..과도 관계가 있으니.

돈까스는 뭐.. 보통 냉동돈까스 써야겠져?

식품회사에서 포장되어나오는 돈까스는 너무 기계맛(…)스러워서 별로고,
마트 에서 즉석에 맹글어서 포장해주는 돈까스.. 이걸 쓰면 좋슴다. 이녀석도 냉동시켜두면..포장지엔 유통기한이 한달 정도라지만 뭐 그 이상도 괜찮거든요. (어째 서바이벌 괴식 분위기로 흐르는군-ㅂ- )

자 그럼 이 돈까스에서 새로운 맛을 찾아내는것이 과연 무엇이냐!

사실 돈까스라는게 튀김요리 아니겠슴까?
근데 이 튀김이라는게..기름을 듬뿍 써서 해야하는것이니 또 캐귀찮져.
그러던 차에 어느날.. 오븐을 써서 돈까스를 튀기는(엄밀히 말하자면 굽는)방법을 발견했네요?

별로 복잡할것도 없이 그냥 기름을 표면에 스프레이 해 주고, 오븐에 넣어 구워주는겁니다.

근데 이 방법이.. 기름이 많이 들지 않아 간편하기도 하고 웬지 건강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만..
아무래도 튀기는것만 못하더라 이거죠.

이때 스치는 생각!
…얼마전에 패스트리 반죽을 구울 때.. 반죽 사이사이의 버터들이 녹아내려 흘러서 부글부글 끓고있던걸 본 생각이 나는 겁니다.
오븐에 쓰는 튀김기름은 버터로 한다라..이거 그럴싸하네!
게다가 작년 이맘때쯤(딱 이때쯤이네요) 구입해서 미처 다 쓰지 못하고 유통기한을 넘긴 나머지 냉동보관중이던 버터콤파운드녀석들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왕 빵 만드는데 쓰긴 게름칙한 이녀석들을을 원없이 튀김기름으로 써버리자!!! 라는 결론에 도달

오븐팬에 기름이 넘쳐흐르면 곤란하니 은박지로 돈까스크기정도의 접시 모양을 만든 다음,
냉동보관중이던 버터콤파운드 덩어리 하나를 꺼내 길고 가늘게 썰어서 바닥에 깔고,
돈까스를 그 위에 얹은 뒤,
다시 그 위에도 썰어놓은 버터를 촘촘히 올려서~
오븐 온도는 200도~ 굽는 시간은 15분정도~

버터가 녹더니 이내 돈까스 주위로 기름웅덩이를 만들어 지글지글거립니다요.
게다가 케키쿠키구울때 특유의 고소한 향이 캬~~

…이러는 동안에 아까 맹글어둔 소스냄비를 끓이고,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달걀을 하나 깨서넣어서 휘휘 저어줍니다.
근데 그냥 바로 꺠어넣어 저으니까 국물이 탁해지더군요.
다른 그릇에 미리 풀어서 넣어주면 바람직함다.

여튼 달걀을 넣고 휘저은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잔열로 마저 익히는 동안,

돈까스를 잘 꺼내어서 키친타올 등으로 기름을 잘 제거해주세용~

최종 마무리는 밥그릇에 밥을 담고 돈까스를 잘라 얹은 후,
한쪽 구석으로 국물을 조로록 부어주심 되것슴다.
돈까스 위에 과격하게 국물을 끼얹는 사례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튀김옷이 금방 풀어져서 비추.

이렇게 완성된 덮밥에 취향에 따라 시치미로 적당히 간을 하고 드시면 되겠습니다.

아참.. 새로운 맛..을 얘기하려다 빼먹을뻔했네.

돈까스를 버터에 튀겼더니,
튀김옷이 스프에 담긴 크루통마냥 고소합니다. 끗(…)

여하튼 오늘도 이렇게 대충 한끼를 때우고 또 넘어갑니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이 뭔 날이래는거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