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사진 대방출!!

저한테 ‘댁은 괴식만 만드센!?’ 라고 물어보신다면.. ‘아뇨 꼭 그런건 아녜여’라고 답하겠습니다.
(믿어줄지는 모르겠지만 -ㅅ-a )

실은 저도 애당초부터 모든 음식을 괴식으로 기획(…)하고서 출발하는건 아닙니다만..
요근래엔 아무래도 좀 괴식삘나는 경우가 많긴 하네요.
하지만 이것들도 모두 불의의 사고로 그리 된 것이니 너무 곱지않은 시선로 바라보지는 마세요. 불쌍한 애들이잖아요…(…)

..나이가 드니 혼자놀기가 더 심해지네요-ㅂ-

어쨌거나,

지난 포스팅이 간만인데도 사진도 없는 무성의한 글이었던지라.. 반성하는 의미에서 요 며칠간 간만에 디카를 좀 굴려서 얻어낸 음식사진들을 방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괴식 삘이니…한밤중에 주린 배를 안고 넷세상을 방황하다 그만 침샘을 급습 당하는 테러는 없을 겁니다. (다행)

사건은 벌써 1주일도 더  전으로 거슬러가서..달력이 아직 2006년이었던 때에서 시작됩니다.

워낙에 불효자라
일이 바쁜 관계로(삐질;;) 3일짜리 연휴임에도 숙소에 남아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던 윤모씨.
원래 음력 설을 쇠는 집에서 자라난 터라 양력 1월 1일은 별 감흥 없지만..
그래도 집떠나 서울에 올라와 지내다보니 달력이 바뀌면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들을 하는데도 익숙해지고 해서,

웬지!

무언가 시즌에 맞는 요리를 해 먹어야 하는 생각에 휩싸이게 됩니다.

마침 요리잡지 어딘가에 만두 특집이 실려있던걸 기억해내곤 이렇게 외치죠. ‘그래 이번 메뉴는 만두다!!’

숙소 바로옆에 있는 마트에서 냉장만두피를 수급하고,
만두소는 잡지에 실려있던 예닐곱가지 중에 ‘닭고기 양파 소’로 결정을 하기에 이르네요.
…뭐, 이런 선택을 내리게 된 배경엔 냉동실에서 몇달째 언 채로 뒹굴고있는 닭 안심이 불쌍해서는 아닙니다. 믿지는 않으시겠지만(…)

여튼 만두소를 열심히 만들었으나.. 만드는 도중샷은 또 깜빡하고(…아직 사진을 찍어야겠단 자각이 덜 들었던때라 그만..)

만들어놓은 만두소를 모두 써서 만두 한접시를 만들고 나서야 ‘아차 사진!’을 외치게 되네요.

…그런데, 만두 빚는 사진도 없이 다 만들어놓은 만두 사진만 찍어놓으면 이게 직접 빚은건지 산건지 어떻게 구분을 하냐구요?

그럴줄 알고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장치를 해 뒀죠.


< …설마 이렇게 해괴한 조합의 모듬만두를 파는 곳이 있다면… 제보해 주세요(…) >

이렇게 만들어놓은 만두는.. 역시나 절식(節食)의 개념으로 출발했으니, ‘만두국을 해 먹자!’ 라는 결론에 도달.

닭고기 양파 소니까 닭고기 국물이 좋겠네? 해서 치킨스톡을 이용한 만두국으로 최종 확정!

…그리고 망했습니다. ;ㅁ;

같은 닭고기지만 국물이랑 만두가 너무 안 어울리네요.
…근데 방금 막 든 생각이지만..
저렇게 빚은 다음에 한번 삶거나 쪄 준 다음 국에다 넣어야되나? -ㅂ-
국에서 밀가루냄새같은게 뒷맛으로 느껴졌던듯한 기억이군요..

그리고나서는..만두피가 남은 관계로 새로운 소를 찾다가 ‘김치 당면 소’가 좋겠다!! 싶어서,
거기 들어갈 당면을 불리려고 찬물에 넣어둔채로..
1주일이 지나버리게 됩니다.(…이미 여기서 괴식확정인가!? )

하지만 그 당면으로 만두를 만들기 전에 작은 사고(?) 가 하나 있었으니…


< 마파두부 덮밥……..으로 보입니까? 그렇다면 성공이군요(…) >

당면은 불려놓았으되 만두 빚기가 귀찮아.. 뭔가 다른 점심거리를 찾던 토요일 낮,

며칠전에 ‘점심반찬으로나 써볼까..’하고 사놓고 잊고 있었던(…) 두부를 냉장고에서 발견!
다행히 유통기한은 며칠 여유가 있었지만..
딱히 다른 반찬거리는 없고 그렇다고 라면 끓여먹기는 싫었던 관계로, 마파두부를 간단히(?!) 해치우자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게 되네요.

마파두부 레시피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거기 하라는대로 다 챙겨넣기는 귀찮은 나머지 ‘고기엔 밑간, 마파소스는 두반장+마늘+굴소스+적당히 알아서’의 테크트리를 타게 됩니다.

근데 두반장에 마늘에.. 다 짜고 매운것밖에 없잖습니까?
제가 달아빠진건 혐오하지만서도.. 음식이 적당히 단맛이 받쳐줘야 숫가락이 계속 가지요.

그래서 마파소스에 요리당을 조금 넣는 기행을 그만…저지르고 말았네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녀석이 괴식이 된건 아니죠-ㅂ-

사진은 멀쩡할(…)때 찍은거지만..

막상 한 입 먹어보니.. 이거 매운맛이 영 부족하네요?
이래서야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질 못합니다.

짜샤이한접시가 간절했지만 구할 길이 없으니 패스~하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만..

와사비

…….그래서 이놈도 괴식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질 않죠.

낮에 밥 해 먹을땐 귀찮아서 1주일된 당면을 그대로 방치해두는 센스를 발휘했던 자가..
새벽 3시가 넘어서 갑자기 만두를 빚고싶다는 충동에 넘어가버리는건 또 무슨 센스랩니까? -ㅅ-a

여튼 그렇게 만두를 뚝딱(…이라지만 1시간 걸려서) 빚어놓고,

마침 저녁을 부실하게 먹은 차라 빚어놓은 만두 세개를 어떻게 낼롬해볼까 고민을 하다가,
저의 식성에 맞춰 군만두로 가자! 라고 전격 결정.
팬에 후다닥 구워서 맛을 보니…

….아아아~~~

짜고 시어 !!!!!!!!!!

이런. 김치를 너무 오래 방치했더니 익혔더니 그만..

여튼 오밤중에 발광하듯 만든 만두 한접시를 버리기엔 아깝고, 어떻게 요리를 잘 해서 고소한 맛을 더하는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자 하고는 일단 넘어가버립니다.

다음날.

전날 밤에 구상해놓은대로 괴식요리에 착수하는 윤모씨(넵. 고백하겠습니다. 마지막 요리인 이놈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괴식이었습니다. 요거 한개니까 봐주세요. 흑흑)

여기서 잠시 이 요리의 기원을 좀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한밤중에 목이말라배가고파 김치볶음밥을 해 먹는데,
마침 냉장고에 달걀이 다 떨어졌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마요네즈를 씁니다.

이 방법은 제가 만들어낸 괴식스타일이 아니라, 나름 미식에 조예가 있는 제 친구 ‘완호남 현모씨’로 부터 고등학교시절 전수받은 방법이죠.

김치볶음밥의 달걀의 역활과 의무, 효능과 효과라는게 정리해보자면..
김치의 신맛을 제어하는 고소한 맛과 단백질의 보충작용…이라는것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달걀이 없다면.. 달걀이 들어간 무언가 다른것을 쓰는것도 한 방법이겠죠.
실은 달걀이 이미 들어가있는 김치볶음밥에 대해서도 어느정도의 맛효과를 보장합니다 마요네즈는.

여하튼, 김치의 신맛과 공존균형을(..오늘따라 단어가 웨이래?? ) 이루는 것이 달걀이나 마요네즈의 역할이라면,

더더욱 신 ‘씬김치’로 만든 만두의 대항마로는….
그렇습니다.

매우 느기~한(저는 리~~~취한 이라고 읽습니다만…)
까르보나라 소스 당첨!!!!!!!!!!!!!!!!!!!!!

보시죠.


< 까르보나라 김치야끼만두…(핫핫핫 이름은 그럴싸해!!!;;) >

아무래도 리취~한 맛을 극상으로 끌어내려면 소스를 듬뿍 써야 할 테고..
만두에 소스를 끼얹는다라고 하면.. 찌거나 굽거나 해선 먹을떄쯤엔 이미 만두가 불어터져있어 노굿이겠다는데에 생각이 미친 나머지, 바삭하게 튀겼지요.

게다가 흰색 계열의 크림소스와 어울리는 색깔을 위해 노릇노릇을 넘어 갈색빛이 돌도록 튀겨야 했기 때문에, 낮은 온도의 기름에서 한번 튀기고, 기름의 온도를 높여서 다시 한번 빠르게 튀겨내는 테크닉을 이번에 한번 실천에 옮겨 봤습니다. 색깔은 그럴싸하죠?

까르보나라 소스는 이미 여러번 파스타로 실험했던 기본적인 녀석입니다.
마늘편볶은데 양파 썬 것을 넣고 볶고, 여기다 우유와 생크림을 합쳐서 한컵 정도 분량, 마지막에 계란노른자 하나를 휘익 풀어서 섞어주는것으로 마무리.

크림소스 만두를 넣고 가볍게 섞어준다음 파마산치즈가루를 뿌려 간과 모양을 내고, 파슬리가루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맛은..

후후후 그 전에 클로즈업 샷 하나 더 보고 가죠.


< …클로즈업이라더니 크기 차이도 별 없구만 -,.-; >

여튼 맛은.. 제가 기대했던 효과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만..
뭐랄까.. 미묘하게 뭔가 들어맞지 않는 느낌이 있더군요.
…하지만 그건 제가 만든 다른 요리들도 다 마찬가지이니(…) 이 레시피로 제대로 된 요리사께서 만든다면..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맛있게 드실 수 있을것 같네요.(….당연한 얘긴가!! orz )

신나게 쓰다보니 중간에 넣을려고 올려놨다가 미처 내용에 끼워놓지 못한 사진들이 있는데.. 그녀석들도 업로드된 김에 마저 올리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장문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 사랑해요. 알라뷰~~♡


< 튀겨진 만두 >


< 가득찬 속살 >


< 지글스 지글스 >

< 다소곳한 야끼만두 네자매의 위용 >

16 thoughts on “괴식사진 대방출!!”

  1. …음…딴건 모르겠구..마지막 야끼 만두를 보니 떡볶이가 먹고싶어지는것은 무슨 심리일까요?;;

    1. 야끼만두 네 자매가 놓인 접시의 여백에서 떡볶이를 읽으셨군요! :3

      아무래도 지민씨의 지지난 포스팅에 올라왔던 떡볶이의 여파가 아닐까요? ㅎㅎㅎ

    1. 후후후 끝까지 다 읽다니 전바겟씨! 내 사랑을 받아주는건가!! ㅋㅋ

      근데 이쁜 딸 다음에 풉풉은 무슨뜻이냐!! -ㅅ-

  2. 항상 느끼는거지만, 나중에 정말 요리프로에 나오는 동쓰를 볼것같은 느낌이 든다니깐…
    물론 평범한 요리프로는 아닐것 같은 느낌이 팍팍…ㅋㅋㅋ
    그나저나 지름신 내렸다. 갑자기 24인치 와이드 모니터에 필이 꽂혀서리 -_-;; 리치웰 아니면 델 24인치 일단 요 두개가 맘에 드는데… 원래쓰던 19인치를 팔아야 되나 17인치를 팔아야 되나 등등… 고민할게 좀 많긴하지만, 드라마와 엑박연결용으론 역시 와이드가 좋을것 같아서말이지.. 주위에 와이드 쓰는사람없냐? 추천 모니터 같은거 있음 알려주..ㅋㅋ

    1. 뭔 여유돈이라도 생겼냐 지름신이라니. 하긴 뭐 원래 그런거랑은 상관없이 지르고싶으면 지르긴 했다만 ㅋ
      근데 역시나 대세는 거스를수 없는거신가!?!?! 360으로 간 사람들은 어김없이 다음 품목으로 와이드LCD 로 가게 되더군. 나도 한때는 360과 와이드LCD를 꿈꿨건만.. 보드에다 갖다박은게 수억이라 어림도 없게됐다. 컴터도…요즘 이바닥의 꼬라지를 보아하니 DX10 지원카드가 자리잡는건 내년이나 되야될거같은지라 1950Pro AGP 하나 지르고 그걸로 올 한해 더 버티기로 결심했지 ㅋ

      지를려면 확실히 24인치 와이드나 더 큰걸로 가는게 요즘의 흐름상 맞다만.. 24인치보다 큰 녀석들은 대부분 DVI only 라 DSUB HD케이블을 바로 물릴수가 없다는 문제가…
      근데 내 주위에 24인치 와이드는 쓰는 사람이 없어서..글쎄. 근데 델은 별로 메리트가 없는거같은데. AS별로라 그러고 그렇다고 스펙이나 디자인이 확 좋으냐하면 것도 아니고.

      어차피 불량화소야 무결점사면되고(가격이 무결점아닌거에 비해 한5만원 오르지만) 빛샘은 직접 확인하는수밖에 없을테고.. 나머지는 뭐 어차피 24인치와이드급은 대부분 삼성꺼 S-PVA 패널이니 스펙도 같으니 피벗이나 TV수신같은 부가기능 옵션 맞는걸로 사면 되지않을까.

  3. 헉; 잠시 안 온 새 또 괴식 사진이~~
    근데, 까르보나라 김치야끼만두는 왠지 좀 무섭다;;

    1. ㅋㅋㅋ
      근데 무서워보이는 조합임에 비해 맛은..그럭저럭 괘아났어여.
      제대로 된 신김치만두였다면 더 잘 어울렸을듯. 만두맹그는게 첨이라 맛이 영~ 안나더라구여 ㅋ

    1. 이런.. 만두의 나라에 살고있으면서!!!
      당장 밖에 나가서 사 드시오!

      근데 만두도 만두지만, 난 정말 대만 그 동네의 볶음밥을 잊을수가 없다니까여. 환상의 불맛…!!!

    1. 어흑; 마파두부 양념 배합 공부 제대로 하고 나믄 가서 만들어드릴게요. 사진의 저눔이 그럴싸한 때깔과는 사뭇 다른 맛을 자랑(?)하는 녀석인지라;;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