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하는 격동의 근현대(개인)사 rev.2

차암으로 오랜만의 블로그 포스팅.

이 글의 초판은 “음악과 함께하는 격동의 근현대사

새벽에 작업한답시고 컴터를 켜고 앉아있는데 일 진도는 안나가고 영 엉뚱한 짓만 하던 중에..
갑자기 업타운의 ‘다시 만나 줘’ 가 듣고싶어지더란 말씀.

들으면서 든 생각이.. ‘맨날 싸구려 헤드폰으로만 듣다가 (역시 싸구려지만)우퍼 딸린 스피커로 들으니 베이스 쿵쿵 울리는게 다르네. 좋구나~ 근데 왠지..왠지 대학 새내기시절 생각이 나네…’
..해서, 늘 하던것처럼 nowplaying 태그 트윗질을 할까 하다가.. 생각해보니 예전에 특정 시기와 특정 곡을 연관하여 글을 썼던 게 생각나서 보니..

다시 만나 줘..가 없네요?!

그렇잖아도 그 글 쓸때 좀 급히 쓰느라 뭔가 빠진 거 같지만 일단 쓰고보자..싶던 생각이 스쳤던 것도 같은 느낌이..

여튼, 서론이 (늘 그랬듯이) 매우 길었지만, 그때 쓴 글에다 슬쩍 내용추가만 할 까 하다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새로 쓰는 게 나을 거 같아서..

(그리고 굳이 아직 블로그 죽인 거 아니라는 증빙도 할 겸…)

새로 글을 쓰겠음.

하지만 본 내용은 원래 글에서 거의 긁어다 붙인거라는 점은.. 그냥 넘어갑시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특정 시기(97년도 봄..이라던가 고3 가을..때라던가 등등등)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곡 혹은 앨범이 있고.. 반대로 특정 곡을 들으면 어떤 시기가 기억나는 경우도 있는데(오늘처럼),

그냥 그때그때 생각 날 때 마다 음악만 듣고 말 게 아니라 정리 해 두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서.. 써 봅니다.

.시작.

1989년 국민학교5학년 겨울방학 – C.C.Catch ‘Backseat of your Cadillac’
– (89년 말인지 90년도 초였는지 모르겠다.. 5학년 겨울방학때였던 건 확실한데. 어쨌던 바로 그 89/90 Winter Season!ㅋ) 당시 Goldstar 휴대용카세트플레이어 번들 테잎에 수록되었던것으로 추정되는 곡. 5학년 겨울방학때 보이스카웃 머시기로 대구 팔공산 갔을때 귀에 내내 꽂고 있었던 터라..
회사 다니기 전까지 이 곡 제목이 도대체 뭔지 모르고 있었는데, 2000몇년도던가 나우누리(…)에서 돌아댕기던 ’80년대 유로댄스’라는 곡모음집에서 발견. 감동의 재회.

1990년 국민학교6학년 – 조정현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 ….뭔가의 이유 때문에 단체로 벌 받으러 마루에 우루루 나가서 서 있는 동안, 친구 녀석이 이 노래를 부르 던 게 생각남. 근데 그때는 개사해 부르던거였어(…)

1992년 중2 여름 – 서태지형님의 1집
– 설명이 필요없심. 카세트 플레이어에 걸어놓고 테이프 처음부터 끝까지 ‘Yo! Taiji’ 부터 ‘Missing’ 까지 들으며 지냈…

1992년 중2 겨울방학 – 윤종신 2집 ‘Sorrow’
– 타이틀곡 ‘너의 결혼식’ 보다는 ‘이별연습’이 더 좋았다. 인순이 누님의 원곡이 있다는건 한참 뒤 노래방에서야 알게 되었(노래방 책은 곡제목정렬이지욤)지만..

1993년 중3 가을 – 015B 4집 ‘The Fourth Movement’
– 요 앨범도 통째로. 왠지 모르게 진주로 시험보러갔던때가 생각남.

1993년 중3 겨울방학 – Mr.2 ‘하얀겨울’
– 겨울방학이 되자마자 장만한 486SX 시스템에 딸려온 노래방 프로그램으로 무던히도 불러댔었지.

1994년 고1 봄 – Ace of Base 1집 ‘The Sign”
–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기분좋게 살랑거리는 바람. 침대에 누워 맘에 드는 잡지를 읽으며 듣다가 잠들곤 하던 앨범. 요것도 통째로 사랑해주었다. 명반이지..

1994년 고1 가을 – Crash 1집 ‘Endless supply of Pain’
– 교실이데아의 ‘그 부분’을 부른 Crash의 보컬 안흥찬.
교실이데아를 통해 Crash 를 알게되고, Crash 가 부른 Smoke on the water 를 통해 Deep purple 을 알게 된.. 희한한 사슬의 연결고리.

1996년 고3 여름 – 서지원 ‘내 눈물 모아’ 삐삐밴드 2집 ‘불가능한 작전’
– 고3여름방학 보충수업 후 저녁까지의 자습시간… -ㅂ-

1996년 고3 겨울 – 노땐스 ‘골든 힛트 일집’
– 신해철,윤상 콤비의 프로젝트 앨범. 첫 앨범 제목이 ‘골든 힛트 일집’ 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노땐스의 앨범이 나오지 않았지. 뭐, 프로젝트 그룹 같은 거(..같은 거 가 아니라 바로 그건가?)니까.

1997년 봄 – 업타운 ‘다시 만나 줘’
– 대학교 새내기때.. 미적분 시험 준비인지 과제인지 한답시고 두껍고 무거운 갈쿠리(Calculus) 책을 수원 학교에서 인천 친구 집까지 들고 가서 열심히(나름) 보면서 ‘뭔 소린지 하나도 머리에 안 들어와!!!’ 라고 방심하는 사이..에 머리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바로 그 곡.

1997년 여름 – 자자 ‘버스 안에서’
– 이건 좀 이상한데, 이 곡이 포함된 앨범 발매는 97년이 아니라 96년 가을인데.. 이 곡 뜨는데 한참 걸린건가? 아님 내 기억이 뭔가 잘못된건가.. 여튼 이 곡과 연결된 내 기억은 분명 97년도 여름..여름방학때.

1998년 대학2학년 늦가을 – Chet Baker ‘As time goes by’
– 요새는 연락이 매우 뜸(..몇년에 한 번 정도…)해진 박정남양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1999년 대학3학년 봄 – S#arp ‘Lying’, 윤종신 7집 ‘후반(後半)’, 신해철의 ‘Monocrom’
– 대학 2학년 겨울방학때 홍렬이하고 같이 윤종신 7집앨범 콘서트에 갔었다. (지금 얘기지만.. 그때는 그렇게 낯설어보이던 인터컨티넨탈호텔 앞 길이, 10년 후엔 매일 다니는 출근길이 될 줄은..ㅋㅋㅋ) …앨범 수록곡은 한곡도 모른 상태로. 종신이형님이 빤히 보이는 앞쪽 자리였거든.(..두번째로 비싼 좌석이던가..홍렬이가 산 표라 잘 모르겠심) 그게 미안해서(?)였는지 3학년 봄에 시디까지 구입해서 열심히 들었는데..노래 좋더라. 하긴 종신이형님은 중학교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듣고 있으니.. 영향력을 미친 기간으로 보면 최장기로구나! 하여튼 이 앨범은 같은 시기 해철옹의 Monocrom 앨범과 함께 두 앨범과의 진하고 끈적한 삼각관계를 구성하던 한 축이었음.
S#arp ‘Lying’ 은 동대문으로 옷 사러 석호녀석과 갔던 때가 생각남.

1999년 대학3학년 가을 – Smile.dk ‘Butterfly’
– 말이 필요없는 DDR 의 명곡. 채보가 널널해 나같은 몸치도 퍼포 넣어가며 플레이 가능(…) 물론 그 시절 얘기임ㅋ

2000년 입사 첫 해 봄 – 플스2판 TTT BGM 中 샤오유 스테이지, 잭2 스테이지, 엔딩
– 첫월급…과 함께 발급된 내 생애 첫 신용카드로 긁어주신 일판 신품 플스2와 TTT(할부는 무려 9개월)
남코의 BGM 코드가 나와 잘 맞다는것을 확인.

2000년 입사 첫 해 여름 – 이박사 ‘Space Fantasy’
– 테크노뽕짝의 거장 닥터리. 그의 불후의 명곡. 당시 같이 일하던 명진이와 나는 이곡을 들으며 ‘세상에 이런 곡이’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2000년 입사 첫 해 가을 – Ridge Racer 5 BGM 中 ‘Euphoria’
– 그 당시 놀러나갈때 귀에 꽂고있었거든.

2001년 대만출장중 – S#arp 의 ‘For you’
– S#arp 의 원곡이 아니라, 당시 대만 사무실 칸막이 옆 노래연습하는곳에서 대만 가수(혹은 가수지망생..)이 번안해 연습하던 곡으로 처음 접함. 접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세뇌수준(2달 내내 들었심-ㅂ-)
그래서 그런지 원곡 들어보니 좋더만(…)

2001년 가을 부터 2006년 봄 까지는 Kyoto Jazz Massive 와 Jacques Loussier Trio 의 지배를 받았던 시기. 이 글의 관점에서는 일종의 암흑기라고 해야되나…
KJM 은 처음에 듣기 시작할때 물어보니(적어도 내 주위에선) 아는 사람도 없고 국내에선 음반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어려운가부다..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몇 차례 내한한 적도 있는 듯. 하지만 한 번도 가보진 못했다.
Jacques Loussier Trio 는 2005년 말에 큰맘먹고 공연 보러..갔는데 혼자 갔어!ㅋ 근데 영화나 공연은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그리고 안타깝게도 취향이 일치하는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다면) 혼자 가는 게 좋습니다. 이건 팩트예요 팩트.

2007년 (언제부턴지는 모르겠는데)~초여름 – Casiopea vs The Square Live
– 당시 휴대용 mp3p로 쓰던 PSP 로 줄창 들어댔음… 이거 라이브라 곡들 사이에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게 많은데, 한 곡이 생각나서 듣기 시작하면 그 곡 이후로 몇곡을 연달아 들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

2007년 여름 – 배슬기 ‘말괄량이(feat. 카를로스 Of 업타운)’ (..이라고 벅스 플레이어에 제목이 적혀있음.. 한 자도 안 빼먹고 대소문자까지 그대로 옮김. 왠지 그래야 할 거 같아서…)
– 저 시기 즈음에 모 남성지의 ‘세련’을 주제로 곡을 추천하는 기사를 읽다 발견..한 곡.

그리고 이 시기 이후로는 다시 암흑기.. 인 것도 같고,
혹은 이 특정 시기와 연결되는 곡은 기억이 몇 년 숙성된 후에야 드러나는 거 같기도 하고..

언젠가 이 글의 세번째판을 쓰게 되는건.. 몇 년 후가 되려나…?

아.. 근데 다 적고 보니 음악과 시기는 있는데 근현대(개인)사는 어디간거냐ㅋ

2 thoughts on “음악과 함께하는 격동의 근현대(개인)사 rev.2”

    1. 댓글은 격월간으로(…)

      그나저나 사실상 개점휴업;;인 이곳을 잊지 않고 방문해 주시다니 감사해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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